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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숲 이야기 ④ : 자식의 안부를 전하는 당수나무

是夢 2006. 10. 24. 14:59

자식의 안부를 전하는 당수나무

경북 고령군 성산면 어곡2리

경북 고령군 성산면 어곡2리의 가장 큰 어른은 마을 어귀의 당수나무이다.

여름이면 당수나무가 만들어주는 시원한 그늘 아래서 마을 사람들은

더위를 식히고 동리 일을 의논한다.

마을의 정자 노릇을 하는 이 나무에는

애틋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옛날 이 마을에 인자하고 인심 좋은 가난한 농부와

마음씨 고약한 부자가 살았는데, 농부에게는 잘 생긴 아들이 있었고,

부잣집에는 아주 예쁜 딸이 있었다.

농부는 아들이 열심히 공부하여 자기처럼 가난하게 살지 않기를 바라면서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아들의 글읽는 소리가 어찌나 믿음직스럽든지

논에서 우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혹시 아들의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쫓아다니다 밤을 세운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날 총각의 글 읽는 소리가 멀리 부잣집 딸에게까지 들려왔다.

‘저렇게 낭랑하게 글을 읽는 도련님은 누구일까?’

처녀는 그 목소리를 따라 자신도 모르게 총각의 방 바로 앞에까지 다다랐고,

열심히 글을 읽던 총각은 인기척 소리에 문을 열자

선녀 같은 처녀가 달빛 속에 서 있었다. 한눈에 반한 이들은

깊이 사랑하게 되었지만 양가 부모의 반대에 부딪혔고, 두 사람은

"저희들이 떠나면서 부모님이 보시는 앞에 나무를 심어 놓겠습니다.

이 나무가 싱싱하게 잘 자라면 저희들도 금실 좋게 잘 사는 줄 아시고,

만약에 이 나무가 말라죽으면 저희들도 죽은 줄 아십시오."

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갔다.

이후 양가 부모는 나무를 쳐다보며 자식들의 행복을 빌고

불행을 걱정하며 살았다. 양가 부모가 정성스럽게 키운 이 나무가 자라

지금의 당수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출처 : 나무를 찾아서 나를 찾아서
글쓴이 : 나무향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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