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여년 전 고종 임금 시절에, 과거에 급제했으나 당쟁을 피해 승려가 된
한송 스님이 안정사의 주지로 있을 때였다. 어느 날
진사급제를 한 안정리의 어느 세도가가 절의 솔숲에서 나무를 몇십 짐 하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한송 스님은 솔숲을 지키기 위해 그의 명령을 거절하였다.
그때 스님과 동문수학을 했던 이한종 거사가 군수로 부임하여
그 일로 이장이 장독 때문에 죽게 되자 세도가가 이장의 부친과 마을 사람들을 부추겨 항의하게 하였다.
그 이후 8년간에 걸쳐 소나무에 대한 송사가 계속되었다. 그 결과 절의 새 주지인 송엄명 스님은
마침내 고종으로부터 받은 인수와 금송패 등이 든 괘를 가마에 싣고 돌아왔다.
솔숲이 베어지는 걸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고종이 안정사의 소나무 숲을 훼손하는 도벌꾼을 안정사에서 직접 벌 줄 수 있게 하사한
금송패의 뒷면에는 선희궁이라는 글자와 수결이 음각되어 있다.
금송패는 숲이나 나무와 관련된 우리 조상들의 슬기가 담겨져 있는 귀중한 문화 유산이 되고 있다.
해방이 된 후 사회가 어수선할 당시에는 수 백 명의 나무꾼들이
소나무를 베어내기 위해 안정사 솔숲에 달려들었다. 그때는
마을 사람들이 단합하여 산림계를 조직해 막아내었다.
그 후에도 솔숲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었다.
청정해역 한려수도의 쪽빛 바다와 근접한 벽발산 기슭의 안정사 솔숲.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선비의 성품인 듯 사철 푸른 잎을 달고 백년의 풍상을 그렇게 견뎌내었다.
출처 : 나무를 찾아서 나를 찾아서
글쓴이 : 나무향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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