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 글***/매일춘추

반월당에 핀 들국화

是夢 2006. 6. 13. 18:51
 

반월당에 핀 들국화


지난해 가을 반월당 네거리 화단에 들국화의 일종인 산구절초가 피었다는 어느 일간지에 실린 사진 기사가 世人의 눈길을 끈 적이 있다. 팬지나 페추니아 같은 수입 꽃들만 보다가 자동차 매연으로 찌든 都心에서 청초한 꽃을 피운 산구절초의 모습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의 메마른 환경을 녹화하려는 시민의 욕구가 조그마한 공간이라도 꽃과 나무를 가꾸려는 조경사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특히 대구에서는 여름 한더위를 조금이나마 식혀주기 위해서 오래 전부터 많은 나무를 심어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樹種도 근래에는 소나무, 느티나무, 배롱나무, 이팝나무와 같은 우리 고유 수종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러나 꽃은 그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나 우리 꽃은 수입한 외국 꽃에 밀려나 찾아보기 어렵다. 화려함보다는 소박하고 정갈한 멋을 더 좋아하는 白衣民族에게는 우리 山野에서 자라는 야생초의 청초함이 더 잘 어울린다.

최근 각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리 것』을 찾으려는 자주성 회복 운동으로 야생초에 대한 인식도 새로워지고 있으며, 대구에서도 야생초에 관심을 가진 동호인들이 모여 전시회, 강연회, 회지 발간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의 꽃, 야생초를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육종, 번식, 재배기술을 연구하여 널리 보급되도록 화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이 노력해야겠다.

우리나라에서 수입해 간 털개회 나무를 미국인이 왜성으로 육종하여 『미스 킴 라일락이라 명명하고, 현재 미국에서 관목류 중에서 제일 많이 팔린다고 하며 최근 우리나라로 역수입되고 있다하니, 우리 것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매일신문 1992. 6.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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