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 글***/매일춘추

한마음 아파트

是夢 2006. 6. 13. 18:39
 

한마음 아파트

근로자 복지증진 정책의 일환으로 무주택 근로자를 위한 아파트를 많이 건립하여 집 없는 근로자에게 따뜻한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혼여성 근로자를 위한 임대아파트도 초기에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건설하여 운영하였으나, 지금은 기업주에게 건축비를 지원, 운영토록 하고 있다.

우리 회관에서도 대구에서 처음으로 임대아파트를 지어 주로 기숙사가 없는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미혼여성 근로자들이 입주, 그들의 꿈을 키우면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두 동의 건물에 1백 가구 5백 명이 살고 있는 이 아파트의 이름이 『근로청소년 임대아파트』라고 하여, 이름이 갖는 뉘앙스가 좋지 않아 이를 바꾸기로 하고 입주자들에게 공모를 하였다. 그 결과 『한마음아파트』라는 이름이 당선이 되었고, 각 동의 이름도 『꽃동네』, 『별동네』라 하고 꽃동네 반은  들국화, 금잔디, 양지꽃, 민들레, 제비꽃, 꽃다지로, 별동네 반은 은하수, 오리온, 해무리, 달무리로 새로운 이름을 지어 명패를 써 붙였다.

이렇게 이름을 바꾸고 나니 입주자들의 표정이 한결 밝아지고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집 안팎을 잘 정리할 뿐만 아니라, 자치회도 활성화되어 영생 애육원과 결연을 맺고 외로운 고아들과 함께 놀아주기도 하고, 국군장병 위문공연도 하고, 금년에는 『한마음 가족』회지도 창간, 매월 발간하고 있어 입주 희망자가 줄을 서고 있다.

큰마음을 하나로 합쳐 풍요롭게, 바르게 살려는 『한마음 아파트 가족』들은 비록 가난하고 어려운 생활이지만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항상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네로 변모하고 있다.

이름이 갖는 상징성이 그 구성원에게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클 줄이야!


(매일신문 1992.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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