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이정웅 숲해설가

[스크랩] 소나무

是夢 2006. 9. 27. 11:09
 

소나무


이정웅( 숲 해설가)



이른바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려지는 재선충 때문에 전 국민이 비상에 걸렸다. 우선 애국가 가사에 나올 만큼 우리 국민들이 사랑하는 나무이자, 늘 푸른 모습은 절개와 지조를 상징할 뿐 아니라, 선초(鮮初) 선비 화가 강희안(姜希顔 1417~1465)이 나무와 꽃의 재배방법을 틈틈이 기록해 놓은 우리나라 최초의 ‘원예이론서’ <양화소록.養花小錄>에서도 당나라 시인 부재(符載)의 말 ‘황천에 뿌리를 내리고 청천에 가지를 뻗어 명당의 기둥과 큰집의 들보가 되니 여러 나무 가운데 으뜸이다.’ 을 인용한 것 같다. 어디 그뿐인가 태어나자마자 왼손으로 꼰 새끼에 솔가지를 꾄 금줄로 보호를 받고,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살다가, 소나무로 만든 관(棺)에 누워 마침내  이승을 마감하는 우리네 삶과 떨어져 설명할 수 없는 나무이기도 하다.

국민들의 이러한 소나무 사랑은 소나무 화목(火木)대신 가스로 난방을 하고, 콘크리트로 만든 아파트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져 지난 해 한국갤럽이 국민들이 좋아 하는 나무를 조사한 바에도 소나무가 43.8%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들의 열열 한 소나무 사랑 이면(裏面)에는 몇 가지 집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있다.

첫째, 소나무의 영어 이름이 Janpanese pine tree 즉 일본소나무로 불려지고 있다는 시실이다. 독도를 아무리 다께시마라 불러도 우리나라 영토임이 분명하지만 우리국민들의 대다수가 우리나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소나무가 일본나무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둘째, 해충의 피해에 약하다. 최근의 재선충 피해가 있기 전에는 솔잎혹파리로 많은 피해를 입었고, 그 이전에는 송충이 피해로 당시 초등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고 중. 고등학교 심지어는 국민들도 송충이잡기에 동원된 일이 있어 소나무를 심지 말자는 소나무망국론이 대두되기도 했다.셋째, 소나무가 점점 사라진다는 점이다. 소나무는 비교적 건조하고 매 마른 땅에도 잘 자라나 어느 정도 비옥하게 되면 낙엽 활엽수인 참나무류에 밀려 난다는 점이다.

이런 난제(難題)들이 극복될 때 소나무는 더욱 우리 가까이다가 올 것이다.

출처 : 나무를 찾아서 나를 찾아서
글쓴이 : 심후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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