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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국의 명목] 산수유 시조목

是夢 2011. 10. 2. 10:02

한국의 명목] 산수유 시조목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전설 어린 고목

이른 봄 산골짜기 얼음이 풀리는 3월 중순이면 우리들에게 봄을 알리는 황금빛 전령이 산수유 꽃이다. 빨간 열매는 겨울 내내 어미 곁을 떠나지 않아 눈이라도 쌓이면 가을과 겨울을 함께 나누는 운치와 여유를 만들어 준다.


산수유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과 경북 의성군 사곡면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경기도 이천의 산수유군락도 봄꽃 구경의 명소로 등장하고 있다.


▲ 뿌리 부근 둘레가 4.8m나 되는 여섯 개의 줄기에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충전 처리를 했다.(2010년 3월 촬영)

전국 산수유의 60%를 생산하는 구례에는 약 1,000년 전에 중국 산동의 처녀가 시집올 때 가지고 온 산수유를 심었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 나무를 우리나라 최초의 산수유 시조목(始祖木)이라고 한다. 산동면이란 지명도 여기에서 유래했다고 하며, 최근에는 시조목 주변에 만리장성을 상징하는 성곽을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이 시조목에서 전국으로 산수유가 퍼져나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연 스님이 동의하지 않고 있다.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산수유와 관련된 유명한 설화 한 토막을 소개한다. 


▲ 빨갛게 익은 산수유 열매.

신라 48대 경문왕은 왕위에 오르자 귀가 갑자기 당나귀 귀처럼 길어졌다. 이 사실은 임금의 모자를 만드는 장인만 알고 있었으나 평생 남에게 말하지 못하다가 죽을 때 대나무 숲에서 대나무를 향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다. 그 뒤 바람이 불 때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났다. 임금님은 그 소리가 듣기 싫어 대나무를 베어버리고 산수유를 심었다. 그랬더니 그 뒤에는 ‘임금님 귀는 길다’는 소리만 났다.


▲ 눈 속에서 가을과 겨울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붉은 열매.

이 설화에서 알 수 있듯 이미 산수유는 신라 때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봐야 한다. 1970년에는 광릉에서 자생지가 발견되었다고 하나 아직은 학계의 공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시조목의 나이가 1,000년이라 하지만 실제 나이는 그렇게 오래되어 보이지는 않는다. ‘오래된 나무의 나이는 하느님과 나무 자신밖에 모른다’고 하는 나무 학자들의 말처럼 이 나무의 나이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300년 정도 되리라고 본다.


마을 사람들이 이 나무의 나이를 1,000년이라 하는 것은 아마도 오래 전부터 구전으로 전해 내려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 마을에 산수유가 전래된 것이 약 1,000년이 되었으므로 나무도 그렇게 나이가 많을 것이라 짐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시조목은 그 후계목 중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라고 볼 수 있다. 나무 높이가 7m에 뿌리목의 둘레가 4.8m에 이르며 가지를 부채처럼 둥글게 펼친 아름다운 수형을 이루어, 황금빛 꽃이 만발할 때는 장관이다.


▲ 황금빛 찬란하게 만개한 산수유 시조목.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풍년이 드는 해에는 씨를 뺀 수확물이 60kg(현 시세로 270만 원 정도)이나 생산되었다고 하니 아직도 세력이 왕성한 편이다. 밑둥에는 세월에 못 이겨 썩은 곳을 도려내고 충전 처리를 한 부위가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이 노목에 해를 가져오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산수유 열매는 8월부터 빨간 핵과로 익기 시작해 10월이면 다 익어 수확을 한다. 옛날부터 정력 강장제로 애용되었고, 한약재와 술의 재료로 많이 쓰였다. 최근에는 차로 만들어 마시는 것이 유행이다. 신장 요로 계통과 성인병 부인병 등에 효능이 있고, 특히 성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TV 광고로 유명해졌다. 


▲ 노목에 한 개의 가지를 늘어뜨려 노란 꽃을 피웠다.

나무 정보
 -위치 :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계천리 199-1
 -나무높이 : 7m
 -근원경 둘레 : 4.8m
 -관리자 : 산동면 계천리 계척마을 이장


찾아가는 길
 88고속도로 남원IC를 빠져나가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약 800m 정도 가서 구례 순천으로 가는 4차선 19번국도가 나온다. 이 국도로 올라 8~10분정도 가면 밤재터널이 나오고, 터널을 지나면 산동주유소 오른쪽으로 만리장성 모형의 성곽이 있는 마을이 보인다. ‘산수유 시조목’ 팻말을 따라 오른쪽으로 빠져나가서 마을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 글·사진 정시식 사광회 회원


출처 : 굴어당의 한시.당시.송시
글쓴이 : 굴어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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