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의 천년 기상
호남지방에 많은 눈이 내렸다는 뉴스를 듣고 새벽 88고속도로와 새로 개통된
장수-고창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 내소사에 이르니 9시 30분.
기온이 급상승하고 있어 노장들의 발길이 바빴으나
나는 천년을 버텨온 느티나무앞에 카메라 삼각대를 세우고
경건한 마음으로 능가산 내소사를 지켜온 신묵에게 고개를 숙였다.
힘겨운 세월에 시달려 굵은 가지를 동강동강 잘라내고도
새로운 순을 받아 힘찬 도약을 준비하는 노익장의
모습에서 나는 숙연해 진다.
이제 겨우 이순에 불과한 나이에
늙은이 흉내를 내는 자신이 죄스럽기만 하다
2009.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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