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리 뚝향나무 - 수많은 가지 엉켜 비룡의 형상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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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택 별당 경류정(慶流亭) 바로 앞에서 널찍한 푸른 이불을 펼쳐 놓은 것 같은 모습으로 고택의 운치를 더욱 고풍스럽게 하고 있다.
향나무 종류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으로는 현재 모두 10그루(2곳은 군락지)인데, 이 중 주하리 뚝향나무는 수형이 장중한 것으로 으뜸이다. 수령이 580~600년으로 확실한 이 나무는 작년에 박상진 교수가 써서 베스트셀러가 된 <우리 문화재 나무 답사기>에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뚝향나무는 향나무의 변종으로 우리나라의 중남부 지방에만 자라는 특산종이다. 경기 이천 및 경북 북부지역인 문경, 안동, 영주에 자생하는데 대부분 사방(砂防)과 호안용(護岸用)으로 가꾼다. 간혹 우물가에 심기도 하여 어릴 때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이 뚝향나무를 보면서 우물가에 심어져 그늘을 이루고 있던 뚝향나무와 더불어 향수 어린 고향의 정경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뚝향나무 노거수로는 주하리 뚝향나무 외에 경북 청도군 각북면 명대리의 경북기념물 제100호 뚝향나무가 있다. 명대리 뚝향나무 바로 옆에는 아직도 수 년 전까지 사용한 우물터가 남아 있는데, 현재는 플라스틱 통으로 우물을 덮어 보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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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기가 곧고 장중하기로 향나무 중에서 으뜸이다.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봉산동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321호 향나무는 수령이나 수형이 주하리 뚝향나무와 아주 비슷하여 뚝향나무로 보인다. 주하리의 뚝향나무가 봉산동의 향나무보다 줄기가 곧고 장중하여 훨씬 명목감이다.
주하리 뚝향나무는 안동시내를 벗어난 한적한 시골마을의 동남쪽 아늑한 야산을 뒤로 두른 고색창연한 기와집인 대지 700여 평의 진성 이씨 종택(宗宅) 마당에 심어져 있다. 특히 종택 별당으로 지어진 경류정(慶流亭) 바로 앞에 마치 널찍한 이불을 펼쳐 놓은 것 같아 고택의 운치를 더욱 고풍스럽게 한다.
이곳 뚝향나무는 줄기가 땅에서부터 꽈배기 모양으로 꼬여서 올라가다가 1.3m 높이에서 기괴한 모양으로 여러 가지가 옆으로 뻗어나, 마치 수많은 가지가 엉켜 비룡(飛龍)하는 형상을 하고 있다. 나무의 키는 3.2m, 가슴높이 둘레는 2.3m, 가지 펼침은 동서 14.7m, 남북 12.2m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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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기가 지면에서부터 꽈배기 모양으로 꼬여서 올라가다가 1.3m 높이에서 기괴한 모양으로 여러 가지가 옆으로 뻗어나 마치 수많은 가지가 엉켜 비룡하는 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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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는 세종 때인 1430년경 진성 이씨 선대인 선산부사 이정(李楨)이 평북 정주 판관(判官)을 마치고 귀향하면서 가져와 심었던 3그루 중에서 남은 1그루라고 한다. 식재자와 식재연도가 명확한 몇 안 되는 노거수의 하나로 꼽힌다.
찾아가는 길
안동시에서 도산서원, 청량산으로 이어지는 35번 국도로 12∼13km쯤 가다가 진성 이씨 주촌종택이란 간판이 있는 곳에서 지방도인 좌측으로 약 5km 정도 들어가면 종가 건물과 더불어 뚝향나무 거목이 뵌다.
/ 글·사진 황영목 변호사·전 대구고등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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