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한국의 명목

살아 천년 죽어 천년 덕유산 주목

是夢 2011. 11. 2. 20:39

 

 살아 천년, 죽어 천년 덕유산 주목
 
주목은 나무가 붉다 하여 붉을 주(朱)를 썼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기가 제일 센 나무다. 청와대에도 수령 730년 된 멋진 수형의 고태미(古太美) 나는 주목이 한 그루 있다. 왕실에서는 기가 강한 주목을 심어 그 기를 받았다.

주목은 높은 산 추운 곳을 좋아한다. 태백산, 함백산, 소백산, 덕유산 등 해발 1,300m 이상 되는 고지대에만 군락지가 있다.지구온난화로 지금보다 더 따듯해지면 주목과 구상나무가 가장 먼저 이 땅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고 그 다음으로 소나무가 사라질 것이다. 그 자리를 참나무류가 차지할 것이다.
 
▲ 상고대가 붙어 환상적인 모습을 한 주목.

덕유산의 천년 주목들은 도벌과 개발로 많이 없어졌다. 그러나 위험을 피해간 수십 그루가 남아 있다. 산림청은 이 거목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번호 패찰을 붙여두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아름답고 키가 작은 이 주목는 15년여 동안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겨울철 상고대가 붙은 환상적 모습을 담기 위해 겨울이면 몇 차례나 오르곤 하였다.

오래된 나무의 크기는 수령과 큰 상관이 없다. 이 주목이 그러하다. 뿌리목 둘레는 5m나 되는데 키는 5m밖에 되지 않는 선천성 난쟁이 나무다. 꿋꿋이 천년 세월을 견뎌온 이 나무도 지구온난화로 자꾸만 기운이 떨어지고 있는 기미다. 

소재지 전북 무주군 설천면 덕유산 향적봉과 중봉 사이
수령 약 1000년 추정
둘레(뿌리목) 5m
높이 5m

▲ 천년을 살아왔으나 둘레 5m, 높이 5m 밖에 되지 않는 선천성 난쟁이다.
▲ 동자꽃 등 기화요초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 글·사진 고송 장국현 대구 사진대전·정수국제사진대전 초대작가.
  대구시교육청·대구MBC 주최 개인전, 사진집 3회 발간, 한국사진문화상·금복문화예술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