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 나무 순례***/경북 보호수 순례

고창 선운사 동백나무 숲

是夢 2008. 9. 21. 07:44

천연기념물 일람표
고창 선운사 동백나무 숲 천연기념물 제184호
소재지 :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산68 1967.02.11 지정

선운사 입구 오른쪽 비탈에서부터 절 뒤쪽 산자락에 이어서 동백나무숲이 넓은 띠로 발달해 있는데 그 폭이 약 30m에 이르는 곳도 있다. 5천여 평에 3,천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언제 누가 심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선운사가 창건된 백제 위덕왕24년(577) 이후에 심었을 것이라고 짐작해 왔다. 그러나 최근 알려지기로는 조선 성종 때 산불을 막을 목적으로 심었다고 한다. 잎이 두꺼운 상록활엽수는 불에 잘 타지 않아 방화수로서의 역할을 한다. 선운사경내와 동백나무숲사이에는 철망으로 담장이 쳐있어서 숲 안으로 들어가기 어렵게 되어 있고 따라서 보호가 잘 되고 있다.

평균 나무의 키는 약 6m에 이르고 너무 빽빽하게 자라 나무 밑에는 거의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한다. 이 숲 안 동백나무 중 큰 것은 가슴높이 줄기 직경이 30cm쯤에 이르는 것도 있다.
찾아가기
97년 4월 말의 어느 날 아이들 셋이 한 권씩 각기 구입하여 집안에 같은 책이 3권씩이나 있는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적 답사기'를 뒤적이고 있었다. '...동백꽃은 반쯤 져 갈 때가 좋다. 떨어진 동백꽃이 검붉게 빛바랜채 깔려있는데 밝은 햇살을 따라 반짝거리는 이파리 사이사이로 아직도 붉고 싱싱한 동백꽃 송이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는 모습은 마치 그림 속에 점점이 붉은 악센트를 가한 한 폭의 명화를 연상케 한다. 그날따라 하늘이 유난히 맑다면 가히 환상적이다...' 그가 묘사한 동백꽃 설명이 너무 실감나 나는 대구와 선운사라는 거리 감각을 잊어버리고 낡은 승용차의 핸들을 잡고 선운사로 달렸다. 불행히도 그 해의 동백꽃은 흉년이 들어 너무 볼품이 없었다. 아니! 이런 꽃 몇 개를 두고 그렇게 근사한 글을 쓰다니! 너무 실망하여 아까운 휘발유 값 생각으로 가슴이 아렸다.

2천년 4월 말 나는 고창에서 잠을 자고 아침 8시쯤 다시 선운사 동백나무 숲을 찾게 되었다. 해맑은 하늘과 따사로운 아침 햇살을 받아가면서 간간이 얼굴을 내밀고 있는 잎사귀 사이의 동백꽃은 유교수의 표현처럼 가히 환상적이었다. 유홍준 교수가 문화재청장이 된 다음에도 다시 찾았다. 때가 맞으면 그의 표현에 동감을 표할 수 있다.

GPS 좌표 : N 35°29′37.6″, E 126°34′49.1″ 고도 20m
교통 : 고창→22번 국도→선운사→대웅전 뒤편 비탈진 숲
방문정보 : 고창군 문화체육과 ☎ 063-560-2226/ 아산면사무소 ☎ 063-560-2553
▒▒ 글, 사진 | 박상진 (경북대학교 임산공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