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찰 운문사의 경내 만세루 옆의 넓은 공간을 마치 여러 나무가 빽빽히 심겨져 있는 것처럼 뒤덮고 있다. 뜰 평평한 곳에 이 나무가 서 있고 충분한 생육공간을 가지고 있다. 땅위 2m쯤 되는 곳에 서 줄기가 갈라져 수평방향으로 고루 뻗어 나가고 있다. 늘어진 가지의 전체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수 십개의 받침대를 세워 보호해 주고 있어서 나무의 모습이 흡사 우산을 펼쳐 놓은 것처럼 보이고 있다. 가지가 처지는 소나무치고는 우리나라 최대인 것이다. 나무의 높이는 약 6m, 가슴높이의 줄기둘레가 3m이고 30평 넓이로 뒤덮고 있다. 나이는 약 4백년 혹은 5백년 정도로 짐작하고 있다. 처진소나무는 자연적으로 둥글게 자라는 나무로서 운문사 소나무와 같이 자란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이 나무는 자란 모습이 우아하고 아름다우며 섬세하여 느낌이 여성적이다. 그래서 비구니 사찰인 운문사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며, 옛날에는 여름철이면 여승(女僧)들이 수십명씩 이 소나무 아래에 둘러앉아 강론을 듣기도 하였다한다. 심겨진 유래는 옛날 어느 스님이 이곳을 지나다가 시들어진 나무가지를 땅에 꽂아 생명을 주어 살렸다고 전해지고 있다. 임진왜란 때 사찰건물은 불타버렸지만 이 소나무만은 칡덩굴로 감겨 있어서 불의 해를 피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