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박상진 교수 나무 해설

청도 운문사 처진소나무

是夢 2008. 8. 31. 18:26

천연기념물 일람표
청도 운문사 처진소나무 천연기념물 제180호
소재지 : 경북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1768-7 1966.08.25 지정

천년 고찰 운문사의 경내 만세루 옆의 넓은 공간을 마치 여러 나무가 빽빽히 심겨져 있는 것처럼 뒤덮고 있다. 뜰 평평한 곳에 이 나무가 서 있고 충분한 생육공간을 가지고 있다. 땅위 2m쯤 되는 곳에 서 줄기가 갈라져 수평방향으로 고루 뻗어 나가고 있다. 늘어진 가지의 전체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수 십개의 받침대를 세워 보호해 주고 있어서 나무의 모습이 흡사 우산을 펼쳐 놓은 것처럼 보이고 있다. 가지가 처지는 소나무치고는 우리나라 최대인 것이다. 나무의 높이는 약 6m, 가슴높이의 줄기둘레가 3m이고 30평 넓이로 뒤덮고 있다. 나이는 약 4백년 혹은 5백년 정도로 짐작하고 있다. 처진소나무는 자연적으로 둥글게 자라는 나무로서 운문사 소나무와 같이 자란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이 나무는 자란 모습이 우아하고 아름다우며 섬세하여 느낌이 여성적이다. 그래서 비구니 사찰인 운문사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며, 옛날에는 여름철이면 여승(女僧)들이 수십명씩 이 소나무 아래에 둘러앉아 강론을 듣기도 하였다한다. 심겨진 유래는 옛날 어느 스님이 이곳을 지나다가 시들어진 나무가지를 땅에 꽂아 생명을 주어 살렸다고 전해지고 있다. 임진왜란 때 사찰건물은 불타버렸지만 이 소나무만은 칡덩굴로 감겨 있어서 불의 해를 피할 수 있었다.

이 나무의 유래는 명확하지 않으나 어느 도사가 지팡이를 꽂아둔 것이 자랐다고 한다. 이와같은 '삽목전설'은 이곳 이외에도 용문사 은행나무, 송광사의 쌍향수 등이 있다.
봄이 오면 막걸리 12말을 물 12말에 타서 이 나무뿌리에 부어주는 행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는 막걸리가 나무에 좋은 비료의 역할을 한다고 믿기 때문인데 과학적으로 꼭히 근거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알콜농도가 높은 소주나 위스키를 나무 뿌리에 부어 주면 뿌리의 탈수 현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나 알콜농도가 5-6%에 불과한 막걸리에 물을 타서 뿌리에 부어 준다면 알콜의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고 들어 있는 전분도 크게 비료역할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이는 막걸리의 알콜성분이 물에 녹지 않은 토양속의 유용성분을 녹여서 나무에 이롭다는 주장을 펴기도 하나 토양학자들은 거의 효과가 없다고 한다.
이와같이 물탄 막걸리를 주는 것은 한참 가뭄이 심한 봄철에 나무에 물을 주는 효과와 같으니 나쁠 것은 없다. 이런 행사를 통하여 단합을 과시하며 나무 사랑의 마음을 가다듬는 계기가 될 것이니 알량한 과학적인 상식으로 '막걸리 먹이기'를 비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처진소나무란?

소나무과 (학명) Pinus densiflora for. pendula Mayr

처진소나무는 소나무이 한 품종으로 가지가 밑으로 처지는 것이 일반 소나무와의 차이점이다. 경기도 고양시 노고산리에 250년된 처진소나무가 하나 더 있었으나 1936년에 죽어 버리고 현재는 운문사 처진소나무와 매전면의 처진소나무 및 최근에 천연기념물 409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경북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의 처진소나무 등이 있다.
처진소나무는 흔히 류송(柳松)이라고도 부르는데 청도군 풍각면의 원봉리, 안산리, 각북면 등에서 야생으로 자라기도 한다.

찾아가기
경부고속도로 경산IC를 빠져나와 69번 도로를 타고 자인읍으로 향한다. 약 20분쯤 더 달리면 동곡, 다시 고개를 넘어면 운문면이다. 운문 댐 연안을 타고 언양으로 넘어가는 길을 약 10분 쯤 달려가면 운문사이다.

GPS 좌표: N 35˚39´29.8˝, E 128˚57´46.3˝
교통 : 대구→경산시→자인→동곡→운문사
방문정보 : 청도군 기획조정실 ☎ 054-370-6062/ 운문면사무소 ☎ 054-370-6707
▒▒ 글, 사진 | 박상진 (경북대학교 임산공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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