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
아시아 온대지방이 원산지인 마디풀과의 1년생 풀로 한자로 남(藍)이라고 부르는 “쪽”은 사실상 겉모습은 볼품이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스승보다 나은 제자를 일컫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고사성어로 등장할 뿐만 아니라,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과 맑고 푸른 바다를 일러 ‘쪽빛 하늘’ ‘쪽빛 바다’라는 말로 비유하는 데도 쓰인다.
쪽 역시 다른 식물과 마찬가지로 잎은 초록색이고 꽃은 여뀌 등과 같이 수수이삭과 같은 모양으로 열리며 붉게 핀다. 오랜 옛날부터 주로 옷감 등을 물들이는 데 쓰였다.
물을 담은 항아리 같은 데 쪽을 짖찧어 넣어 두면 처음에는 초록색이었다가 색을 뽑는 과정이 되풀이 되면서 검푸르게 변했다가 마침내 아주 맑고 깨끗한 푸른색이 된다.
청출어람이라는 말과 쪽빛 하늘, 쪽빛 바다는 그래서 생긴 말이다. 특히 청출어람이라는 말은 중국의 전국시대(BC475~221)에 활동했던 유학자로 인간은 본디 착하게 태어났다는 맹자의 성선설(性善說)과 달리 본디부터 악하게 태어났다는 성악설(性惡說)을 주창했던 순자(荀子)가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학문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사용했다고 하며 그 원문은 다음과 같다.
학문을 그쳐서는 안 된다. (學不可以已)
푸른색은 쪽에서 취했지만 (靑取之於藍)
쪽빛보다 더 푸르고 (而靑於藍)
얼음은 물이 이루었지만 (氷水爲之)
물보다도 더 차다 (而寒於水)
줄여서 ‘출람(出藍), 다른 말로는 청람지재(靑藍之才), 청람지예(靑藍之譽)라고도 한다고 한다.
한 때 나일론 등 화학섬유가 옷감의 주요 소재가 되면서 오랫동안 사랑 받아왔던 쪽이 주변에 사라질 뻔 했었다. 그러나 우리 것에 대한 인식이 각 분야에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염색방법인 천연염색의 과학성이 재인식되면서 다시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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