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리 참배나무
봉화군 소천면 고선리에 오래된 참배나무의 이야기를 들은 것은 30여년이나 된다. ROTC 장교출신인 김교수가 향토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가서 만난 이 참배나무에 대한 경외심과 이 배나무와의 얽힌 이야기를 듣고 꼭 만나보고 싶었던 것을 이번 개천절에 김교수의 안내를 받아 찾게 되었다.
영주에서 중앙고속도로를 내려 봉화 소천으로 가는 길은 36번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4차선으로 확장하는 길과 기존 국도를 거쳐 노루재 밑으로 터널이 뚫려 가는 길이 한결 수월하다.
현동에서 태백으로 방향을 잡아 조금가면 휴게소를 지나 고선주유소가 나온다 이 주유소 옆길로 들어서면 두 아름이나 되는 밤나무를 지나면 일산처럼 큰 두 그루의 배나무 아래 농가가 한채 보인다.
두 그루 배나무 사이에 농가를 짓고 사는 남상준씨 부부는 대를 이어 이 집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아주머니가 시아버지에게 듣기로는 이 배나무의 나이가 500년이 넘었다고 한다.
겨우살이가 번창하여 나무의 세력이 많이 약화되어 보인다.
김교수가 예비군 훈련을 받았을 때가 1978년 10월 중순경이라 무르익은 배를 따서 떨어트리지 않고 받으면 한개에 5원씩 주인에게 돈을 주고 땅에 떨어트린 것은 무료로 먹었다고 하자 주인인 남상준씨가 그 때 돈받은 사람이 자기라고 하면서 서로 반기는 모습이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어린이 같았다.
그 때는 풍년이 들어 배가 주렁주렁 달린 모습이 너무도 풍요롭고 탐스러웠으나 올해는 흉작이라 배를 찾기가 힘이 들 정도다.
아주머니의 오랜 관찰에 의하면 배꽃이 많이 피는 해는 농사도 풍년이 들고 배꽃이 적게 피는 해는 흉년이 든다고 한다.
작지만 매우 달아 맛이 좋은 참배의 맛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몇년전 어는 대학에서 악기를 만든다고 200만원에 배나무를 팔아라는 것을 "이 나무가 없으면 내가 살 수없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한다.
이 두 그루의 가슴높이 둘레는 집안의 장독대 옆의 나무가 285cm,
길가의 나무가 290cm의 거수목이다.
20수년전 산판에서 나무를 실어나오던 추럭 운전기사가 이 배나무 가지가 걸려 못지나가자 주인의 허락도 없이 가지를 베고 지나가다가 엔진이 고장나서 몇번이나 고쳐도 차가 움지기지않아 '이 배나무에게 고사를 지내고 사죄하라'는 주인의 충고에 겨우 차를 고치고 갔지만 지나는 차마다 고장을 일으켜 산판을 폐쇄하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장독대 옆의 나무는 뿌리 부근이 아직도 왕성하게 성장하여
장독대 시멘트 바닥을 깨트려 금이 갔다.
나무 줄기 사이가 공동이 생긴 곳에 흙을 넣어 백합 돌담쟁이 바위취
등을 심어 분재를 키우듯 하고 있어 나무가 더 빨리
썩어들어 갈까 걱정이 된다.
이 귀한 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하여 외과적 수술을 하고 나무주변을 정비하여 건강하게 되살려 귀한 자산으로 가꾸어 나갈 필요가 절실하다. 이러한 작업은 나무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몫이요, 지방의 특성을 살릴려는 지방자치단체의 특별한 관심을 촉구한다.
지난 여름 벗어던지고 가버린 매미의 허물과 500년의
세월을 이겨낸 단단한 수피
4월 중순경 배꽃이 피면 장관이라 한다.
이화에 월백하는 날을 골라 다시 찾기로 하고 밭에서 잘 가꾼 무우 몇개를 뽑아 트렁크에 싣고 아쉬운 하직을 하였다.
남상준씨 전화 : 016-9245-2231
28년전 이야기를 나누면서 파안대소하는 박상준씨 내외와 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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