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 나무 순례***/천연기념물 순례

익산 신작리 곰솔 /천연기념물 제188호

是夢 2008. 10. 13. 20:18

천연기념물 일람표
익산 신작리 곰솔 천연기념물 제188호
소재지 : 전북 익산시 망성면 신작리 518 1967.07.11 지정

넓은 강계평야를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았다. 자라는 장소가 높직하고 주변의 수천 평이 잔디밭으로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어서 나무는 한층 돋보인다. 우리나라 230여 군데의 천연기념물 중에 이 나무만큼 후한 대접을 받는 나무는 없다.



한마디로 최고의 환경에서 늘그막이 행복한 나무다.

나무의 크기는 높이가 15.0m, 가슴높이의 둘레가 3.8m이고 가지의 길이는 동서 18.9m, 남북 20.3m이다. 수종은 곰솔, 바닷바람에 맞서서 삶을 이어가려는 억센 잎과 강한 자외선에 피부가 까맣게 타버린 피부가 트레이드마크인 바로 그 나무다. 그래서 대부분의 곰솔에서 다가오는 느낌은 남성적이라면 이 곰솔은 반대로 여성적인 느낌이다. 수많은 가지를 뻗으면서 능수버들처럼 아래로 늘어짐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가지의 끝부분이 다시 하늘로 향하여 솟구치는 모습이다. 나무로서야 광합성을 위한 햇빛 받기 본능이겠지만 우리의 눈에는 매력의 포인트가 여기에 있다. 조금은 긴 머리의 끝을 바깥으로 웨이브를 넣은 여인의 머릿결을 쳐다보는 것 같아서다. 우리나라에 자라는 곰솔 중에 가장 아름다운 나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가까이 가서 줄기를 만져보면 피부가 곱지 않다. 거북등 조각이 다른 나무보다 커서 거칠어 보인다. 높이 1m정도에는 양손을 감싸 쥐고도 한참 남을 제법 굵은 혹이 하나 달려 있다. 어찌 보면 탯줄을 잘못 자른 배꼽과 그대로 닮았다. 이를 두고 누군가가 이야기를 하나 만들었다. 익산시청 자료로 각색을 해보면 이렇다. 옛날 이 마을에 유난히 큰 배꼽을 가진 한 처녀가 살고 있었다 한다. 시집간 첫날밤에 배꼽을 보고 놀란 신랑은 참지 못하고 신부를 쫓아낸다. 소박맞고 친정으로 돌아온 신부는 마을 근처 연못에 몸을 던져버린다. 그 뒤 이 연못 근처에 커다란 배꼽이 달린 한 곰솔 한그루가 자랐다는 것이다. 내가 두 번째 찾아간 2004.09.30 배꼽에는 잘 익은 감하나가 얹혀있고 촛농이 흘려내려 있다. 민초의 절박한 어려움을 빌고 간 흔적이다.
또 다른 이야기는 임진왜란 때 풍수지리에 밝은 길손이 이곳이 명당자리라고 하여 심었다고 한다. 이 전설을 기준으로 임진왜란 발발연도인 선조25년(1592)부터 계산해 본다면 나이는 약 4백년 정도이다. 나무가 자라는 곳은 전북 익산시 망성면 신작리 수원 마을이나 충남 강경읍 채운동과 거의 경계에 있다. 매년 섣달그믐이 면 양 마을 사람들이 모여 제사를 올리고 마을의 수호신으로서 함께 보호하여 오늘에 이른다. 물론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런 행사는 없어져 버렸다.
찾아가기
호남고속도 논산IC 혹은 논산-천안 고속도로 서논산IC를 빠져나와 68번 지방도로 접어든다. 강경 쪽으로 약 10km쯤 가면 강경읍에 이른다.
읍내로 들어가서 금마, 전주 쪽으로 내려가는 799번 지방도를 찾아 좌회전한다. 익산으로 내려가는 길은 4차선 23번 도로가 따로 있으니 혼동하기 쉽다. 강경읍내에서 길 물어 보는 일은 필수다. 전주 쪽으로 2km정도 내려오면 도로에서 조금 떨어진 왼쪽의 높다란 언덕에 자라는 곰솔과 만날 수 있다.

GPS 좌표: N 36˚08´07.1˝, E 127˚01´20.6˝,고도 30m정도
교통 : 호남고속도로 논산IC→강경읍→799번 지방도→망성면 신작리
방문정보 : 익산시 문화관광과 ☎ 063-840-3293/ 망성면사무소 ☎ 063-861-8319
▒▒ 글, 사진 | 박상진 (경북대학교 임산공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