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 글***/편지글

새로운 뿌리를 내릴 때까지

是夢 2006. 8. 18. 15:20
 

새로운 뿌리를 내릴 때까지

 

보내주신 글과「새벽이 눈을 뜨면」작품집 잘 받았습니다.

  우리가 만난 인연을 좋게 받아 그것을 배 과장의 공무원 생활에 보탬이 되었다니 저에게도 큰 보람이라 생각됩니다. 다듬어 지지는 않았으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와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려는 실천력이 배 과장의 장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황폐한 복지회관을 기름진 보금자리로 일구는데 서로의 힘을 합칠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도 많은 배움이 되었습니다.

  두리산 자락에서 자운영꽃대미들을 보살피면서 그들이 티 없이 자라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이 사회에 이바지하기를 바라는 열정이 제법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이 됩니다만, 역시 힘이 부족한 탓인지 지속되지 못하고 다시 버려진 듯 하여 가슴 아픕니다. 그래도 많은 꽃대미가 제 길을 찾아 행복한 소식을 전해주니 보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배 과장이 가지신 목표는 마땅히 달성되어야지요.

  그러나 서둘지 말고 차분히 현재의 맡은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만이 지름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사람이든 식물이든 그 뿌리가 튼튼하여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가 있습니다. 이식한 식물이 새로운 땅에 뿌리를 내려 새로운 가지를 치고 꽃을 피우려면 많은 고통과 인내와 세월이라는 약이 필요하듯 사람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그 환경을 내 것으로 만드는 대는 인고의 노력과 세월이 쌓여야만 합니다.

  지금까지의 감내하기 힘든 어려움도 잘 극복하여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워 좋은 짝 지워 출가시킨 어머니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한 사회인으로서, 공직사회의 조직 인으로서 잘 적응하여 맡은 일에 성실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두르면 다가온 운도 돌아섭니다. 항상 주변의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고 나를 낮추어 겸손할 때 기회가 찾아옵니다.

  이러한 삶에 대한 지혜는 나보다 배 과장이 더 잘 알고 실천하고 있어 잔소리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았군요. 그러나 사람은 때로는 자기 문제에는 냉정해지기 어려운 법이라 노파심으로 드린 충고이오니 괘념치 마십시오.

  보내주신 작품집은 틈내어 읽겠습니다. 한권의 책을  세상에 내어 놓는 것은 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거와 같은 소중함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보람 있는 일들을 많이 하시어 공덕을 많이 쌓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모든 것이 이루어져 있을 겁니다.

  수색의 봄은 화창하게 피어 하루하루를 보람 있게 보내고 있습니다. 패기 있고 순박한 동료들과 어울리는 기쁨, 서울 친구들과의 만남, 그리고 서울 계시는 형님네 가족, 친지들과 정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남 귀숙의 연락처를 알려주시면 한번 만나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두서없이 쓴 글 가려서 읽기 바라며 내내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일과를 마치고 빈 교실에서 Nana Mouskouri의 노래를 들으면서

국방대학원에서 정시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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