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한국의 명목

나주 송죽리 금사정 동백나무

是夢 2011. 11. 2. 20:25

 

나주 송죽리 금사정 동백나무
동백 단목 천연기념물로는 유일

나주 송죽리 금사정 동백나무는 우리나라 동백나무 가운데 가장 굵고 크며 반구형으로 아름답고 수세도 좋은, 동백나무를 대표하는 나무다. 예로부터 사찰에는 화재 위험성이 높아 스님들이 절집 주변에 산불에 강한 상록성 동백나무를 심었다. 때문에 동백나무숲을 이루고 있는 사찰이 남쪽 지방에는 많다.

동백나무는 겨울에 강렬한 색상의 붉은 꽃이 핀 후 통째로 떨어지는 모습이 어딘가 비극적인 아름다움과 애절한 슬픔을 담고 있어서 양화소록 등 문헌에도 자주 등장한다. 우리 옛 사람들이 가까이 한 전통 꽃나무로 유래와 더불어 역사, 문화적 가치가 높다.


유홍준 교수는 명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동백꽃은 반쯤 떨어져 갈 때가 좋다. 떨어진 동백꽃이 검붉게 빛바랜 채 깔려 있는데 밝은 햇살을 따라 반짝거리는 이파리 사이사이로 아직도 붉고 싱싱한 동백꽃 송이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는 모습은 마치 그림 속에 점점이 붉은 악센트를 가한 한폭의 명화를 연상케 한다”고 절묘하게 표현했다.


▲ 1 동백꽃은 반쯤 떨어져 갈 때의 운치가 특히 좋다. 2 수령 500년, 둘레 2.4m의 반구형 동백나무. 3 우리나라에서 가장 굵고 큰 동백나무.
동백은 꽃잎이 한 장씩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꽃 전체가 한꺼번에 통째로 떨어진다. 그 모습에서 남자에게 순결을 짓밟히고 타락한 여인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추운 겨울에 꽃이 피고 바람이나, 벌, 나비 등 곤충의 도움 대신에 드물게도 동박새의 도움으로 수정된다.

금사정 동백나무는 1519년(조선 중종 14년)에 조광조 구명을 펼쳤던 태학관 유생 11명이 낙향해 금사정을 짓고 금강 11인계를 조직해 정치의 비정함을 한탄하고 후일을 기약하며 심은 것이다. 그들은 변치 않는 절개를 상징하는 나무로 동백나무를 선택한 것이다.

노거수 동백나무 단목(한 그루)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동백나무의 장관은 역시 꽃피는 계절이다. 이 동백은 1월에 조금씩 꽃이 피기 시작해 4월 초순이면 꽃이 반은 나무에 매달려 있고 반은 꽃이 싱싱한 채로 바닥에 떨어진다.  


천연기념물 제515호
소재지 전남 나주시 왕곡면 송죽리 130 금사정
수 령 500년
높 이 6m
뿌리목 둘레 2.4m



/ 글·사진 성효심 정수사진대전 초대작가·사협대구 5걸상 2회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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