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 사진***/사람사는 이야기

하늘도 세평 꽃밭도 세평

是夢 2008. 1. 30. 22:56

                                                                             

영주서 강릉으로 가는 영동선의 중심에 승부역이 있어 새벽차를 타고 그곳을 찾았다.

06시 30분 동대구역에서 출발한 무궁화호에는 텅빈 좌석에 눈꽃을 찾아가는 중년의 부인들이 자리를 잡자 정시에 출발하여 영천을 지나 의성 안동 영주로 가는 산야에는 아직도 잔설이 산야를 수놓고 있다.

봉화를 지나면서 잔설의 두깨가 더하여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신호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터널을 지나는 빈도도 많아지고 개울따라 가파른 산비탈에는 손바닥만한 밭떼기가 간혹 보일뿐 온통 눈덮인 산과 나무의 천국이다.

4시간 40분만에 도착한 승부역은 냇가에 겨우 철길 몇개를 깔고 역사가 비집고 들어서 있다. 역에 내리니 첫눈에 들어오는 것이 넙적한 판석을 세워 만든 돌비석에 새겨진 초대 역장이 쓴 '하늘도 세평 꽃밭도 세평'의 글이다. 오지중의 오지임을 알리는 어느 시인보다 더 절묘한 표현이다.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

승객을 내려놓고 다시 돌아올 약속을 남기고는 석포역을 향해 달려 가고 있다.

승부역옆을 흐르는 개울에는 얼음위에 내린 눈에 어제밤 산짐승 한마리가

물을 마시고간 발자국이 선명하다

 

 

승부역에서 다리를 건너 동네로 가는 길은 온통 눈밭이다.

비탈진 밭가운데 여기저기에 집이 있으나 사람을 만날 수가 없다.

기대하고 있던 촌닭은 커녕 점심을 굶을 판이다.

 

범죄없는 마을 간판에 녹은 쓸었어도 인심은 짐작이 간다.

 이 깊은 산골에도 문명의 이기를 외면할 수는 없나보다.

 참소주병과 상자가 반갑다.

                   

 우리들에게 맛있는 닭찜으로 허기를 면하게 해준 춘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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