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박상진 교수 나무 해설

측백나무(박상진)

是夢 2016. 5. 28. 09:07

정청장님,

좋은 곳 다녀오셨군요.

중국의 백은 우리가 번역할 때는 측백나무로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 아래 측백나무 설명을 참조하여 주십시요.

 

측백나무------------------------------------


측백나무는 중국의 서부 위그로 자치구와 칭하이성 및 남부지역을 제외한 거의 중국 전역에 걸쳐 자라는 늘 푸른 바늘잎나무다. 소나무처럼 바늘 모양의 잎은 아니고 비늘로 덮인 형태이며 예부터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나무다. 중국 사람들은 바늘잎을 가진 종류는 ‘송(松)’으로 표기하고, 비늘잎을 가진 종류는 거의 ‘백(栢)’을 붙였다. 측백(側栢)을 비롯하여 Cupressus속의 나무는 백목(栢木), Sabina속은 분백(粉栢), 혹은 향백(香栢), Juniperus속은 자백(刺栢), 혹은 원백(圓栢)이라 했다. 측백은 백류(栢類)의 대표로서 중국의 시가에 단골로 등장한다.

백은 우리나라에 건너오면서 측백나무와 잣나무를 같이 나타내는 글자로 쓰이면서 혼란이 생겼다. 대체로 고려 이전의 문헌에 나오는 백은 잣나무를 뜻하는 경우가 많고, 조선왕조 시대의 문헌에서는 측백나무를 뜻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예를 들어《훈몽자회》, 《동의보감》,《방언유석》등에는 백(栢)이 측백나무,《왜어유해》에서는 잣나무라 했다.

우리가 잘 아는 《논어》의〈자한편〉에는 ‘추운 겨울(歲寒)이 되어야 송백(松栢)의 굳은 절개를 알 수 있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때의 송백은 소나무와 측백나무, 혹은 겨울에 잎이 지지 않는 늘푸른나무 전체를 가리킨다. 또《시경》의 용풍에서 노래한 백주(栢舟)도 잣나무 배가 아니라 측백나무 배로 번역해야 올바르다. 잣나무는 공자의 활동무대가 된 쓰촨성은 물론 중국 문화의 발상지인 황하나 양쯔강 유역 등 중국 본토에서는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공자는 평생 잣나무를 본 적이 없었다. 측백나무는 중국의 사원이나 귀족의 묘지에는 반드시 심는 나무였다. 관청은 백부(栢府)라 하여 권위의 상징으로 측백나무를 심었으며, 산동성 곡부(曲阜)에 있는 공자 묘소에는 향나무와 함께 측백나무가 나란히 심겨져 있다. 중국의 지방에 따라서는 정월초하루날 측백나무 가지를 꺾어 집 안 장식을 하고 가족의 장수와 행복, 번영을 빌기도 한다.

측백(側栢)이란 잎이 납작하고 옆으로 자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본초강목》에서 밝히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늘잎이 여러 겹으로 포개지면서 전체적으로 납작하다. 꼭 옆으로 자랐다고 하기는 어려우나 대체로 눌려 있는 것 같으니 측백이란 이름은 나무의 잎 모양과 관련지을 만하다. 모든 나무들이 햇빛이 드는 동쪽을 향하는데, 유독 측백나무만이 서쪽을 향하는 나무라는 뜻에서 서쪽을 나타내는 백(白) 자에 목(木) 자를 붙여 백(栢) 또는 측백(側栢)이라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러나 실제로 측백나무가 서쪽을 향해 자라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