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00년전 고려중엽 때 안일호장(安逸戶長)을 지낸 동래 정씨 시조 정문도공(鄭文道公)의 묘소 앞 양쪽에 배롱나무 두 그루를 심었다한다. 원래는 동쪽과 서쪽에 한 나무씩을 심은 것이나 오랜 세월 지내오면서 원줄기는 죽고 그 주변에 돋아난 싹이 자라서 지금의 모양을 만들고 있다. 지금 자라고 있는 나무이 나이는 대체로 2~300년 정도로 짐작된다.
동쪽의 나무는 4그루가 모여 있고 가슴높이 줄기둘레가 60-90㎝ 높이 약 7.1m에 이르고 서쪽에는 3그루가 모여 높이 약 6.8m이다. 나무의 개체로는 7그루이다. 현재 배롱나무로서는 유일하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로 동쪽 것은 수관 폭은 남북, 동서가 13.1x12.3m로 모양은 원형을 이루고 있으며, 서쪽 것은 수관 폭은 동서, 남북이11.3mx8.0m정도이다. 꽃의 색깔은 동서 모두 분홍 꽃이나 생육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다. 주위는 왕릉에 버금 갈 만큼 잘 다듬어져 있고 출입도 통제하고 있어서 나무가 자라는데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배롱나무 이야기
부처꽃과 Lagerstroemia indic L. (영) Crape Myrtle (일) サルスベリ (漢) 紫微, 紅薇, 翠薇, 百日紅, 紫微花
뙤약볕이 너무 진하여 햇빛에 잘 달구어진 푸른 나뭇잎마저도 늘어져 버리는 한 여름의 어느 날, 여름 꽃의 대명사 배롱나무 꽃은 비로소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배롱나무는 제멋대로 아무 곳에나 둥지를 틀지 않는다. 조용한 산사(山寺)의 앞마당이나 이름난 정자의 뒤뜰 등 품위 있는 길지(吉地)에 사람이 심어 주어야만 비로소 자라기 시작한다. |